고려대 윈드 앙상블 제39회 정기연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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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쥔장 댓글 1건 조회 3,505회 작성일 13-08-25 05:22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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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도 화창한 오후, 다소 무거운 마음을 안고 인촌기념관으로 향했습니다..
무거운 마음이었던 주된 이유는, 바로 이 공연과 같은 시간에 모교 후배들도 공연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창단 20주년 기념 음악회인데) 모교로 향하지 못하고 안암동으로 가게 된 까닭은.. 고대윈드에 예전에 못다 푼 빚이 있었기 때문이며, 이번 연주는 꼭 녹음을 가기로 약속했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필 같은 날일 줄이야..)
모교야 공연장에 녹음 시설이 있고 또 영상 촬영가는 사람이 녹음 장비를 가지고 있으니 그리 걱정은 하지 않았었는데, 후문으로 듣자하니 공연장의 녹음은 망쳤고 영상기사분의 간이 녹음도 제대로 안나왔다고 하더군요..ㅜ.ㅜ 더욱더 무거워지는 마음..ㅜ.ㅜ
(사실 대부분의 녹음 시설을 갖춘 공연장들이 이렇습니다. 장비야 나보다 훨씬 좋을텐데도 제대로 관리나 디렉팅을 하지 않기 때문에 결과가 엉망인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튼 프로는 닥친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법~! 아쉬운 마음을 접고 열심히 작업에 착수했지요~
고대윈드는 고대에서도 최초로 동아리 등록을 한, 올해로 50주년을 맞는 역사 깊은 단체입니다. 그만큼 배출된 빵빵한 선배들도 많고 실력도 왠만한 프로 뺨치는 평을 듣지요. 객원도 거의 쓰지 않습니다 (그 희귀한 악기들도 다 갖추고 있으니..)
실력이나 음악이야 결과를 들어보면 아는 것이고, 서론이 좀 길어졌는데 사실 이번 공연을 오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을 가지기에 충분한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단순히 음악적 완성도를 말하는건 아니죠.. 제가 주로 보는 것은 갖가지 기획과 레파토리와 이벤트이며 결과적으로 돌아가는 관객들의 호응도입니다.
첫번째로 눈에 띄는것은 팜플렛 - A4 용지 반 크기로 만든 자그마한 팜플렛은 8페이지에 불과했지만 상당히 디자인과 내용에 신경을 썼음을 금방 알 수 있는 참신한 느낌이었습니다.
두번째는 공연 내용의 기획 - 리허설때 눈치챘지만, 무대 뒤의 거대한 스크린을 영상물로 이용하려는 시도가 보였습니다. 이런 시도가 기존에도 없었던 것은 아니었기에 무엇이 색다를까.. 내용은 이렇습니다. 1. 인터미션이 끝나면 연주자가 모두 착석한 상태에서 고대윈드의 소개 영상물을 상영한다. 2. 2부 첫곡인 "스타워즈"를 연주하기 전 영화 스타워즈의 발췌 영상을 상영한다. 3. 앵콜곡 중 깜짝쇼가 있다 (아래에 공개함)
인터미션도 예전처럼 그냥 쉬는 시간으로 두지를 않더군요~ 몇몇 연주자들이 로비에 자리를 잡고 10분 정도 시간 속에 또 하나의 연주를 가졌습니다. 화장실을 갔다오던, 잠시 쉬던 사람들의 걸음을 묶어두기에 충분한, 일종의 서비스 연주였지만 그 호응도는 아주 높았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사진을 찍고 박수 치기에 바빴지요. 인터미션이란게 원래 연주자들을 쉬도록 만든 장치임에도 이건 더 바빠졌으니..^^;; 하지만 전체 공연을 풍성하게 만들어 준 좋은 발상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행사는 미처 알지 못했기 때문에 녹음으로 남길 수는 없었지만요..
기존에 없던 색다른 기획들을 여러가지 투자한 관계로 스탭들은 쉴 새 없이 무지 바쁜 모습이었습니다. 결국엔 두번째 앵콜인 깜짝쇼에서 상영 미스로 하마트면 에러가 나올 뻔 했지요.. 청중들은 막이 오르고 어두운 공연장에서 약 5분여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음에 약간은 불안감을 느껴야 했지만, 재치 있는 두세분의 연주자들이 즉석에서 연주를 행하더군요~ 드럼 비트 반주에 연주되는 색소폰 곡은.. 어디서 많이 듣던 것인데 하는 중에 터지는 관객들의 웃음소리, 아.. 전원일기 테마였습니다 ㅎㅎ
흑암의 어색함을 깨우며 다행히도 정상적인 상영이 시작되었습니다. 도대체 앵콜곡의 와중에 무슨 거창한 이벤트람.. 생각하는 중 나오는 영상은, 어떤 학우의(단원이 아닌 다른 학생이랍니다) 피아노(키스 더 레인) 연주.. 그리고 이어지는 그 학생의 나레이션, "○○야, 힘들어 하는 너를 위해 준비한 이벤트야. 다음에 연주될 곡은 너에게 바치는 곡이야. 고대 윈드앙상블 여러분, 좋은 연주 부탁합니다~!"
아~ 사랑 고백 이벤트였다~!! ㅎㅎ 미리 교내에 공고하여 당첨된 이벤트 당첨자였던 것이고, 해당 학생과 그 여자친구가 함께 무대에 불려져 둘이 서있는 상황에서 연주된 앵콜곡은 "무드로맨틱"~! 이 분위기에 정말 잘 어울리는 곡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동시에 무대 위에 서 있는 두사람의 연인이 무척이나 부러워졌슴다..^^ 청중들의 환호와 박수 속에 퇴장한 두 사람, 부디 행복하시길~~
돌이켜보면, 쉴새없이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 연주회였던 것입니다.
어찌 보면 아마추어 연주단체의 기획 방법론을 일면 보여준 좋은 일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공연은 연주만 잘하면 그만이지~" 라고 생각하는것은 프로 공연에나 해당되는 것이라고 하면 잘못된 판단일까..? 과연 아마추어가 얼마나 실력 자체로서 인정받을 수 있단 말인가? 어차피 찾아오는 청중들이야 대부분이 지인이나 근교의 사람들인 지역적인 연주회, 그 적은 수백명의 청중들만이라도 감동시키고자 하는 것이 존재의 이유 아닌가?
함께 공감하고 느끼고 잠시나마 즐거워할 수 있는 공연, 물론 어느정도 실력과 노력이 뒷받침 되어 "잘했다"는 평은 들을 수 있는 공연, 최소한 찾아온 관객들은 만족할 수 있는 공연, 그게 다다.
어설프게 프로들의 흉내만 내려고 폼만 잡거나 화려한 무대와 조명만이 공연의 전부인양 인식되었었다면, 비록 좀 어설펐지만 "관객을 위해 무언가 많이 준비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이런 즐거운 공연을 아마추어들이 많이 해주어야 한다. 프로들이 하랴? 프로들의 공연은 음악의 완성도 하나만을 감상하기에도 벅차다...
녹음을 마치고 내려오는 어두운 길 위에서도 공연의 여러가지가 주마등처럼 스치우며 "재미있었다~"라는 추억으로 남는, 많지 않은 공연들 중 하나였다는 생각입니다.^^
무거운 마음이었던 주된 이유는, 바로 이 공연과 같은 시간에 모교 후배들도 공연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창단 20주년 기념 음악회인데) 모교로 향하지 못하고 안암동으로 가게 된 까닭은.. 고대윈드에 예전에 못다 푼 빚이 있었기 때문이며, 이번 연주는 꼭 녹음을 가기로 약속했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필 같은 날일 줄이야..)
모교야 공연장에 녹음 시설이 있고 또 영상 촬영가는 사람이 녹음 장비를 가지고 있으니 그리 걱정은 하지 않았었는데, 후문으로 듣자하니 공연장의 녹음은 망쳤고 영상기사분의 간이 녹음도 제대로 안나왔다고 하더군요..ㅜ.ㅜ 더욱더 무거워지는 마음..ㅜ.ㅜ
(사실 대부분의 녹음 시설을 갖춘 공연장들이 이렇습니다. 장비야 나보다 훨씬 좋을텐데도 제대로 관리나 디렉팅을 하지 않기 때문에 결과가 엉망인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튼 프로는 닥친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법~! 아쉬운 마음을 접고 열심히 작업에 착수했지요~
고대윈드는 고대에서도 최초로 동아리 등록을 한, 올해로 50주년을 맞는 역사 깊은 단체입니다. 그만큼 배출된 빵빵한 선배들도 많고 실력도 왠만한 프로 뺨치는 평을 듣지요. 객원도 거의 쓰지 않습니다 (그 희귀한 악기들도 다 갖추고 있으니..)
실력이나 음악이야 결과를 들어보면 아는 것이고, 서론이 좀 길어졌는데 사실 이번 공연을 오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을 가지기에 충분한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단순히 음악적 완성도를 말하는건 아니죠.. 제가 주로 보는 것은 갖가지 기획과 레파토리와 이벤트이며 결과적으로 돌아가는 관객들의 호응도입니다.
첫번째로 눈에 띄는것은 팜플렛 - A4 용지 반 크기로 만든 자그마한 팜플렛은 8페이지에 불과했지만 상당히 디자인과 내용에 신경을 썼음을 금방 알 수 있는 참신한 느낌이었습니다.
두번째는 공연 내용의 기획 - 리허설때 눈치챘지만, 무대 뒤의 거대한 스크린을 영상물로 이용하려는 시도가 보였습니다. 이런 시도가 기존에도 없었던 것은 아니었기에 무엇이 색다를까.. 내용은 이렇습니다. 1. 인터미션이 끝나면 연주자가 모두 착석한 상태에서 고대윈드의 소개 영상물을 상영한다. 2. 2부 첫곡인 "스타워즈"를 연주하기 전 영화 스타워즈의 발췌 영상을 상영한다. 3. 앵콜곡 중 깜짝쇼가 있다 (아래에 공개함)
인터미션도 예전처럼 그냥 쉬는 시간으로 두지를 않더군요~ 몇몇 연주자들이 로비에 자리를 잡고 10분 정도 시간 속에 또 하나의 연주를 가졌습니다. 화장실을 갔다오던, 잠시 쉬던 사람들의 걸음을 묶어두기에 충분한, 일종의 서비스 연주였지만 그 호응도는 아주 높았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사진을 찍고 박수 치기에 바빴지요. 인터미션이란게 원래 연주자들을 쉬도록 만든 장치임에도 이건 더 바빠졌으니..^^;; 하지만 전체 공연을 풍성하게 만들어 준 좋은 발상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행사는 미처 알지 못했기 때문에 녹음으로 남길 수는 없었지만요..
기존에 없던 색다른 기획들을 여러가지 투자한 관계로 스탭들은 쉴 새 없이 무지 바쁜 모습이었습니다. 결국엔 두번째 앵콜인 깜짝쇼에서 상영 미스로 하마트면 에러가 나올 뻔 했지요.. 청중들은 막이 오르고 어두운 공연장에서 약 5분여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음에 약간은 불안감을 느껴야 했지만, 재치 있는 두세분의 연주자들이 즉석에서 연주를 행하더군요~ 드럼 비트 반주에 연주되는 색소폰 곡은.. 어디서 많이 듣던 것인데 하는 중에 터지는 관객들의 웃음소리, 아.. 전원일기 테마였습니다 ㅎㅎ
흑암의 어색함을 깨우며 다행히도 정상적인 상영이 시작되었습니다. 도대체 앵콜곡의 와중에 무슨 거창한 이벤트람.. 생각하는 중 나오는 영상은, 어떤 학우의(단원이 아닌 다른 학생이랍니다) 피아노(키스 더 레인) 연주.. 그리고 이어지는 그 학생의 나레이션, "○○야, 힘들어 하는 너를 위해 준비한 이벤트야. 다음에 연주될 곡은 너에게 바치는 곡이야. 고대 윈드앙상블 여러분, 좋은 연주 부탁합니다~!"
아~ 사랑 고백 이벤트였다~!! ㅎㅎ 미리 교내에 공고하여 당첨된 이벤트 당첨자였던 것이고, 해당 학생과 그 여자친구가 함께 무대에 불려져 둘이 서있는 상황에서 연주된 앵콜곡은 "무드로맨틱"~! 이 분위기에 정말 잘 어울리는 곡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동시에 무대 위에 서 있는 두사람의 연인이 무척이나 부러워졌슴다..^^ 청중들의 환호와 박수 속에 퇴장한 두 사람, 부디 행복하시길~~
돌이켜보면, 쉴새없이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 연주회였던 것입니다.
어찌 보면 아마추어 연주단체의 기획 방법론을 일면 보여준 좋은 일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공연은 연주만 잘하면 그만이지~" 라고 생각하는것은 프로 공연에나 해당되는 것이라고 하면 잘못된 판단일까..? 과연 아마추어가 얼마나 실력 자체로서 인정받을 수 있단 말인가? 어차피 찾아오는 청중들이야 대부분이 지인이나 근교의 사람들인 지역적인 연주회, 그 적은 수백명의 청중들만이라도 감동시키고자 하는 것이 존재의 이유 아닌가?
함께 공감하고 느끼고 잠시나마 즐거워할 수 있는 공연, 물론 어느정도 실력과 노력이 뒷받침 되어 "잘했다"는 평은 들을 수 있는 공연, 최소한 찾아온 관객들은 만족할 수 있는 공연, 그게 다다.
어설프게 프로들의 흉내만 내려고 폼만 잡거나 화려한 무대와 조명만이 공연의 전부인양 인식되었었다면, 비록 좀 어설펐지만 "관객을 위해 무언가 많이 준비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이런 즐거운 공연을 아마추어들이 많이 해주어야 한다. 프로들이 하랴? 프로들의 공연은 음악의 완성도 하나만을 감상하기에도 벅차다...
녹음을 마치고 내려오는 어두운 길 위에서도 공연의 여러가지가 주마등처럼 스치우며 "재미있었다~"라는 추억으로 남는, 많지 않은 공연들 중 하나였다는 생각입니다.^^
첨부파일
- Dynamica__Jan_Van_der_Roost_.mp3 (9.0M) 1회 다운로드 | DATE : 2013-08-25 05:22:49
- Fantasia_on_the_“Dargason”.mp3 (4.2M) 1회 다운로드 | DATE : 2013-08-25 05:22:49
- Sing_Sing_Sing.mp3 (7.5M) 1회 다운로드 | DATE : 2013-08-25 05:2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