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문화사랑방이라는, 조금은 생소한 공간으로 찾아갔습니다. 인천지하철 부평구청역에서 15분 정도 걸어야 하는.. 조금은 교통편이 좋지 않은 곳인데다, 동사무소 건물에 함께 붙어 있는 자그마한 소극장 형태의 공연장이라는 정보만 가지고 갔습니다. 예전에도 한번 지나치며 본 적이 있는, 그래서 연주 공연 하기에 별로구나 하는 선입견만 가지고 있던 곳이라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갔던 것이죠..
-- 현악사중주로 연주하는 주옥같은 영화음악들, 그리고 바하~~ 이것 만으로도 어떤 고생을 감수하고라도 찾아가 볼 의미가 있었다는 판단이었지요 --
하지만 현장에서의 느낌은 선입견보다, 예상보다 더 좋은 곳이었습니다. 일단 장점으로 꼽자면
1. 140석 정도의 소규모 공연용으로 적당 2. 무대가 넓다 (10인정도 연주 가능) 3. 무대 뒤 벽면 전체를 덮을만큼 큰 스크린(영상 짱) 4. 비교적 다양한 조명 시설 5. 소극장식이지만 계단식으로 설비되어 관람에 용의 6. 친절한 관장님과 직원들
단점으로 꼽자면
1. 음향시설이 별로... : 작은데다 울림이 너무 없어 삭막한 느낌이 좀.. 그래서 마이크를 사용하는 공연에 적합할 듯 2. 대중교통이 별로...
그랬습니다. 이번 공연도 울림때문에 연주자들이 힘들것 같다는 판단에 의해 마이크를 사용하기로 했죠. 그러다 보니 안그래도 작은 공간에 공연용 마이크 + 녹음용 마이크 = 4대가 떡하니 버티고 서 있어 관람에도 지장이 있고 미관상 좋지도 않아 여러가지 궁리끝에 녹음용 마이크를 천장에 매달기로 결정했습니다. (녹음용 마이크를 공연용으로 공용하는 방법도 있었으나, 조명만 켜면 섞이는 전원노이즈 때문에 도저히 녹음을 할 수가 없어서 분리하기로 했죠)
빵빵한 스피커를 여러대 켰지만, 워낙에 조명에 의한 잡음이 커서 별로 도움이 되질 않았습니다. 관장님 설명으로는 여러번 보완수리 하려 했지만 성공을 못했다고.. 뭐 상황에 맞게 할 수 밖에 없겠지요.. 그대로 잡음을 안고, 스피커의 생뚱맞은 소리를 안고 녹음에 들어가야 했습니다.
울림이 적은 대신, 현악기 특유의 짱짱한 어울림이 오히려 객석에 더 깊게 파고들었다고 생각됩니다. 어떻게 관객동원을 했는지.. 주변의 주민분들이 많이도 찾아오셨고, 특히 아이들이 많은 상황이라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의외로 아이들은 조용하고 예의바른 편이었고, 함부로 떠들거나 뛰거나 하지 않아 별로 방해가 되지는 않아 다행이었죠..
공연의 테마가 [영화음악]인데다 애니메이션도 있고 해서 여러 층의 관객을 만족시킬 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어른들도 향수에 젖고, 아이들은 만화영와 음악이 나오면 신나하고.. 참 좋은 컨셉이었다고 봅니다. 특히 주문하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관련 영상을 준비해 놓고 음악에 맞춰 뒷 스크린을 가득 채워준 공연장 담당자 분들의 세심한 배려 덕에 한층 더 공연은 성공적이었고... 무엇보다 연주는 훌륭했습니다.
이미 일전에 지하철 공연 등을 통해 선보인 바 있는 곡들도 보였고, 특히나 관심이 있었던 곡은 역시 바하 샤콘느의 사중주 세계 초연, 그리고 토카타와 푸가의 사중주 편곡 등 새로운 시도와 음악성이었죠~ 기대에 부응하듯 멋진 연주로 멋진 곡들을 잘 끝내주었습니다. 비록 아이들은 좀 지루했을지 모르지만...^^;;
전곡 공히 본 사중주팀에 맞도록 직접 편곡하고 리드한 조윤범님의 음악성과 노력도 돋보인, 그래서 세번이나 앵콜을 받은, 그래서 다음번에 인천에서 또 있을 비슷한 테마의 연주의 성공을 미리 짐작할 수 있는 뜻깊은 공연을 여러분께 들려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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